2021년 12월 중순, 한국의 생활을 모두 정리하고 캐나다 밴쿠버로 입국했다. 집은 직접 보고 만나서 계약해야 될 것 같아서, 단기렌트 2주를 먼저 구했다. 그 기간 안에 1년 렌트할 집과, 중고차, 은행계좌 개설을 모두 마치기로 계획했다.
이민가방 1개, 수트케이스 4개, 박스 2개, 유모차2개 / (대한항공, 짐 2개/1인 ) 를 가지고 바로 향한 곳은 원래 2주 지내기로 한 이 곳 (임시숙소 1)
**단기렌트 / 임시숙소1 ($300/3일)

결론부터 말하자면, 임시숙소1은 2주 머물기로 했는데, 3일 머물고 바로 임시숙소2를 구해서 떠났다… 이 이야기를 할 수 있기까지 약 4년이 걸렸다.
짐을 저 만큼을 가지고 Vistor 비자로, 10시간 비행에, 세돌 안된 아이 둘을 데리고, 입국하는데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남편도 나도 제 정신이 아니었다. 어디가 마트인지도 제대로 모르는 외국에 애들을 데리고 가야하니, 매일 쓰던 냄비와 후라이팬, 애들 식기류가 짐가방에 들어있었다. 비지터로 들어와서 몰래 일을 한다거나, 불법장기체류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 겨울인데도 땀이 줄줄 흘렀다. (출국 전 이주공사에서 그런 케이스들을 얘기해 줌)
밴쿠버에서 처음 머물게 된 집의 첫 느낌
‘여기서 아이들과 하루라도 잘 수 있을까’

쿰쿰한 나무 곰팡이 냄새가 났고, 몇 발자국 들어오지 않았는데 발은 끈적하게 시커매졌다.

애들을 내려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더러워서, 제 정신 아닌 상태로, 물걸레질을 했다. 누가 급하게 도망가듯 이사를 한 것 같았다.






주방을 보고 울컥했다. 진짜 힘들게 왔는데, 숙소 들어오면 좀 쉬고 싶었는데, 이게 우리의 캐나다 삶의 모습인가 싶었다. 천장 코너마다 거미줄이 있었고, 여기저기가 얼룩덜룩 끈쩍했다. (내 기준) 여긴 사람이 떠난지 몇 개월은 된 것 같았다.
우리는 배고파도 괜찮지만, 애들은 제때 챙겨 먹어야 하니까, 당장 우유라도 사주고 싶은데, 구글지도에서 뭐가 마트인지, 가서 어떤게 일반 우유인지도 몰랐다. 저녁에 무작정 걸어나가 스타벅스 바나나브레드를 사먹였고 여기서 우리가 애들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고민됐다. 한국에 살면 당연하게 알았을 그 모든 것들에 대해 노력 에너지가 소비되어야만 했다.

냉장보관 해야하는 것 들을 넣어 두려고 냉장고를 열었는데 얼음이 후두두두둑…
뭔지 모르는 것들이 마구 넣어져 있었고, 냉장고 청소는 한번도 안한 것 같았다.

우리가 구해서 들어 온 임시숙소1에 크게 놀란 이유는, 이거다.
이주공사 직원 중 한명이, 본인 이사 일정에 맞추어 우리를 이곳으로 안내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이들을 데리고 오니, 편하게 뛰어 놀 수 있고, 밥도 해먹일 수 있는 곳이 낫지 않겠냐며, 본인도 아이가 둘이 있고 좋은 동네라며 제안을 했었다.
우리가 12월에 입국할 예정이고, 이 집의 렌트 계약이 12/31 까지 인데, 본인은 그 전에 이사를 간 것이다. 이미 12월의 렌트비는 납부됐을 것이고, 우리가 그 사이에 들어와서 본인에게 렌트비를 주면, 손해보는 금액이 줄어들테니 말이다.
(이주공사와 처음 계약할 때, 조직도를 설명해주면 좋을 것 같다. 카톡이나 이메일로 연락을 취할 때, 매번 다른 사람이 무슨팀 누구라고 하는데, 우리가 누가 무슨 일 담당인지 어떻게 아는가?)
‘케이스담당자’는 클라이언트가 한국ㅡ>캐나다로 입국해서 적절한 비자를 받기 까지 전체적인 안내 담당을 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의 짐싸기 부터 해서 밴쿠버 공항에서 인터뷰 할 때의 주의사항, 입국 후 비자 발급 일정까지 궁금한 부분을 이 직원에게 문의하면 된다고 했다.


얼음 나오는 냉장고를 안써봐서 모르겠는데, 이렇게 까지 되는게 흔한 일인가? 2년 동안 안쓰다 갑자기 고장날 수도 있는 건가? 그리고 자꾸 있는걸 먹으라했다..
우리가 어떻게 입국했는지 특별한 사항은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한참 있다 물어보는 이 담당자에게 신뢰를 잃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런 얘긴 듣지 못했는데, 이 하우스에는 지하에 두 개의 룸이 있었고, 각각 룸렌트 세입자가 살고 있었다. 우리가 집 안을 걸어다니는 곳을 따라 막대기 같은 걸로 천장을 쿵쿵쿵 치고 소리도 질렀었다. 이때부터 나랑 남편은 위생에 이어 안전까지 불안을 느꼈고, 당장 내일이라도 새로운 임시숙소를 구해서 옮겨야겠다 생각했다. 더군다나 이 담당자는 쓰레기봉지를 밑에 사람들한테 전달 해주라며 심부름도 시키기 시작했다.
에어비앤비를 둘러보고, 구글맵에서 호텔도 둘러보고, 어느동네에 머물러야 하는지 감도 안왔고, 남편과 나는 거의 잠들지 못했다. 밴조선이라는 한인 커뮤니티에서 노스버나비 지역의 하우스 1층을 ($100/일) 렌트 한다고 하여 연락을 했고, 다행히 바로 숙소를 옮길 수 있게 되었다.

쓰레기봉투 전달에 이어, 이번엔 토퍼 중고거래를 시켰다. 머리카락과 먼지, 오염얼룩들이 있었고, 끈쩍한 무언가도 여기저기 묻어있어서 당연히 사용하지 않았었다. 4시였다가 6시가 된 약속시간이 되자(계속 기다림) 젊은 백인남자가 픽업을 왔다. 현관 앞에서 얇고 긴 줄로 토퍼를 이래저래 묶더니 (왜 이러나 싶었음) 갸우뚱 거리며 어떻게 들어야하나 고민하는 듯 했다. 그래서 내가 그냥 들어서 차에 넣어줬었다. (아직까지 궁금하다. 왜 줄을 감아서 들 생각을 했을까)

토퍼에 이어 속옷 챙기는 심부름도 시켰다. 정말 하기 싫었고, 우리의 해외이주 선택이 옳은걸까 많은 생각이 들었었다.







우버를 불렀고 또 그 짐들을 다 챙겨서 이번엔 정상적이길 바라며 임시숙소2로 향했다.
**단기렌트 / 임시숙소2 ($1000/10일)





앞으로는 모든걸 우리가 스스로 알아보고, 결정하기로 다시 마음을 굳게 먹었다.
이 곳에서 머물며, 마음 편하게 1년 렌트집을 보러 다녔고, 중고차도 계약하고, 은행계좌도 개설 할 수 있었다.
**1년 렌트, $2500/월
보통 1년 계약 후, 렌트비가 인상된다. 우리는 이 집에서 3년을 살았고 마지막 렌트비는 $2700 조금 넘었었다.
| 연도 | 최대 인상 허용률 (capped) |
|---|---|
| 2023 | 2.0%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정부) |
| 2024 | 3.5%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정부) |
| 2025 | 3.0% (news.gov.bc.ca) |
| 2026 | 2.3%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정부) |
여러곳을 볼 기간도 안되었고, 애들이랑 여기저기 다니기가 쉽지 않아서 뷰잉 요청한 이 콘도로 바로 계약을 했다. 집을 계약하는 상황이 남편도 나도 영어로는 쉽지 않았는데, 다행히 리얼터가 중국인이라 마음편히 계약할 수 있었다.
LMIA는 승인 되었지만, 아직 Work Permit을 받지 않은 상황이라 1년 장기렌트를 하려면, 우리의 상황을 설명해야했다. 한국에서 일했던 증빙, 월급 내역, 한국 계좌 잔액, 한국 집 주소와 사진, 캐나다에서 받은 잡오퍼 등을 첨부하여 요청했고 리얼터도 집주인도 중국인이라 가능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두 달의 렌트비와 디파짓을 한 번에 냈다. ($2500+$2500+$1250)
지금도 렌트집을 계약하려면,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직장과 업무, 지난 3개월 월급내역, 지난 1년 수입 등을 증명해야 가능하다.

